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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을 타면서도 필랑트가 눈에 밟혔던 건 솔직히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테크노 트림이 실구매가 4,400만 원이면 투싼이랑 가격이 겹친다"는 말을 커뮤니티에서 봤을 때, 제가 탄 차와 같은 가격대 이야기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타이어 전문 채널이 협찬 없이 자기 돈으로 직접 구입한 테크노를 한 달, 5천 km 운행하며 데이터로 비교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수치는 수치대로, 제 시각은 따로 붙였습니다.

주행성능 — 타이어 한 장 차이가 이렇게 벌어집니다
처음 소음 수치를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같은 차체, 같은 서스펜션 세팅인데 결과가 이렇게 갈릴 줄은 몰랐거든요.
80km/h 거친 노면에서 측정한 실내 소음은 아이코닉이 61.2dBA, 테크노가 63.0dBA로 약 1.8dBA 차이가 났습니다. dBA(A-가중 데시벨)란 인간의 청각 특성에 맞게 주파수별 소음을 보정한 단위로, 3dBA 차이가 나면 소음 에너지 기준으로 두 배 차이에 해당합니다. 1.8dBA는 수치상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거친 노면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체감 피로도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면 고운 노면에서는 아이코닉 60.9dBA, 테크노 60.6dBA로 사실상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차이를 만든 건 이중 차음 유리 적용 여부였습니다.
승차감은 반대 방향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과속 방지턱 3개를 통과한 데이터에서 전체 진동 억제는 19인치 테크노가 앞섰습니다. 편평비(타이어 단면 높이를 너비로 나눈 비율)가 큰 19인치 타이어는 사이드월이 두꺼워 충격을 먼저 흡수해 주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방지턱을 넘을 때 20인치 아이코닉보다 부드러운 느낌이 났고,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다만 진행자 본인도 동시에 타지 않으면 차이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을 만큼 큰 격차는 아닙니다.
핸들링과 제동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폭이 10mm 넓은 아이코닉 타이어가 접지 면적이 크다 보니 제동 성능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연속 조향 테스트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는데, 테크노는 속도가 80km/h대까지 떨어진 반면 아이코닉은 100km/h 전후를 유지했습니다. 바디 롤(코너링 시 차체가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도 테크노 쪽이 컸고, ESC(전자식 차체 자세 제어장치) 개입량도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긴급 회피는 의외로 잘 버텼습니다. 한 손을 놓쳐 조향이 왼쪽에 머무는 상황에서도 운전자 의도에 맞게 반응했고, 결과를 보고 저도 한 번 놀랐습니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는 개선됐지만 아직 여지가 있습니다. 차로 중앙 유지는 초기 그랑 콜레오스보다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운전자가 핸들을 직접 조작할 때 시스템이 개입을 즉시 줄여주지 않아 힘겨루기 느낌이 남고, 선행 차량 속도 변화에 대한 가감속 반응도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수준의 ADAS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더 아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직접 운전해 본 건 아니지만, ADAS 완성도는 시승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으로 체크해 뒀습니다.
- 거친 노면 소음: 테크노 63.0dBA vs 아이코닉 61.2dBA (1.8dBA 차이, 아이코닉 유리)
- 방지턱 승차감: 19인치 편평비 덕분에 테크노가 소폭 우위
- 제동 성능·연속 조향: 접지 면적이 넓은 아이코닉이 확실히 유리
- 긴급 회피: 한 손 조작 상황에서도 테크노 나름대로 선방
- ADAS 차로 유지: 개선됐으나 조향 보조 전환 시 이질감 잔존
가성비와 소프트웨어 이슈 — 숫자와 현실 사이
커뮤니티에서 가격 논쟁을 보다가 제가 직접 숫자를 정리해봤는데,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게 문제였습니다. 어떤 글은 시작가 4,300만 원, 다른 글은 취득세 포함 5천만 원이라고 했습니다. 영상에서 확인된 숫자는 실구매가 기준 약 4,400만 원입니다. 할인 조건, 취득세 포함 여부, 선택 옵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하나의 숫자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계약 전에 현재 판매 조건을 직접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트림 간 사양 차이를 정리하면, 테크노는 아이코닉 대비 19인치 휠(vs 20인치), 타이어 폭 10mm 감소, 파노라마 루프 미적용, 조수석 앞 디스플레이 제외, 실내 소재 일부 직물 적용 등이 달라집니다. 그중 저에게 가장 걸리는 건 시트입니다. 운전석 전동 조절이 6방향(아이코닉은 8방향)으로 쿠션 앞부분 높이 조절이 없고, 럼버 서포트(요추 지지대) 역시 빠집니다. 럼버 서포트란 등받이 허리 부분을 앞뒤로 밀어내 척추 곡선을 지지해 주는 장치로, 장거리를 자주 탄다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꽤 납니다. 제 경우 장시간 운전 후 허리 피로를 자주 느끼는 편이라, 이 부분은 직접 시트에 30분 이상 앉아 보지 않고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기본 편의 사양은 생각보다 잘 갖춰져 있습니다. 앞좌석 통풍·열선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뒷좌석 열선, 운전석·동승석·뒷좌석 개별 온도 조절, 전동 테일게이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모두 기본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체크하는 항목 대부분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게 아쉽다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동승자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보기 때문에 실용적 손실이 크지는 않다고 봅니다.
소프트웨어 이슈는 팩트와 소문을 나눠서 봐야 합니다. 영상에서 확인된 개선 사항을 정리하면, 9월 말 OTA(Over-The-Air, 인터넷을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를 원격 업데이트하는 방식) 업데이트에서 회생제동 관련 문제, 고전압 배터리 충전량 표시 오류, HUD 설정 초기화, 메모리 시트 끼임 방지 민감도 문제가 동시에 개선됐습니다. 주유구 커버 단차는 11월 개선품 적용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영상 차량도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간헐적으로 작동하지 않다가 업데이트 이후 나아졌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배터리 문제 글이 너무 많다"거나 "공장 가동률을 줄였다"는 글은 근거가 없어서 제 판단에서 제외했습니다. 르노코리아 출처: 르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지된 내용과 비교하며 보는 게 정확합니다.
진행자가 꼬집은 부분이 있었는데, 저도 공감했습니다. 개선이 됐는데 제조사가 이를 투명하게 알리지 않으면, 소비자는 해결된 문제를 계속 문제로 인식하게 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의 자동차 리콜 현황 공개처럼(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조사가 개선 이력을 공개적으로 알려야 신뢰가 쌓입니다. 가족이 카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봐도, OTA로 잡히는 소프트웨어 문제와 부품 자체 내구 문제는 성격이 다릅니다. 후자는 몇 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고, 그게 지금 리뷰로는 알 수 없는 영역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필랑트 테크노 실구매가 정확히 얼마인가요?
A. 영상에서 확인된 수치는 약 4,400만 원입니다. 다만 할인 조건, 취득세 포함 여부, 선택 옵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 숫자를 그대로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판매 조건은 르노코리아 공식 홈페이지나 딜러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테크노와 아이코닉, 승차감 차이가 실제로 느껴지나요?
A. 데이터상 방지턱 통과 시 전체 진동 억제는 19인치 테크노가 소폭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진행자도 "동시에 타지 않으면 체감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고속 코너링과 제동에서는 20인치 아이코닉이 확실히 앞섭니다. 주로 시내 주행이라면 테크노, 고속 주행 비중이 높다면 아이코닉이 유리한 구도입니다.
Q. 필랑트 소프트웨어 문제, 지금도 있나요?
A. 회생제동, 배터리 충전량 표시, HUD 초기화, 메모리 시트 민감도 문제는 9월 말 OTA 업데이트로 개선됐다고 확인됐습니다. 블루투스 끊김은 블루투스 설정 초기화로 해소된다고 합니다. 주유구 커버 단차는 11월 이후 개선품이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업데이트 이후 차량 상태는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최신 현황은 직접 확인을 권장합니다.
Q. 배터리 방전 상태에서 언덕 오르막 성능이 진짜 문제가 되나요?
A. 배터리를 거의 다 방전시킨 상태로 대관령을 오르내리며 검증한 결과, 힘 차이는 느껴지지만 오르지 못하거나 답답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배터리 충전 자체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편이라 일상 주행에서 방전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배터리 유무에 따른 성능 차이는 존재하므로,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을 미리 이해하고 타는 것이 좋습니다.
Q. 출고 시 신차 검수에서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나요?
A. 외관 도장면 흠집, 차체 패널 단차, 휠·타이어 상태, 공기압, 실내 내장재와 디스플레이 작동 여부, 램프 점등 상태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임시번호판 상태에서는 문제 발생 시 인수 거부가 가능하지만, 정식 번호판이 부착되면 절차가 복잡해집니다. 가능하면 출고 전에 도막(도장 두께)까지 측정해 두면 나중에 판단 기준이 됩니다.
결론
투싼을 타고 있는 제 입장에서 이 차를 본다면, 시트에 최소 30분은 앉아 볼 겁니다. 럼버 서포트가 없고 쿠션 높이 조절이 안 된다는 건 몸이 직접 느껴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서입니다. 주행 성능 차이는 대부분 타이어에서 나온 결과이고, 아이코닉보다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테크노가 나쁜 차"라고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가성비라는 말이 맞으려면 포기한 것과 얻은 것이 납득 가능해야 하는데, 통풍·열선·어라운드 뷰 같은 실용 편의 사양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춘 구성은 어느 정도 납득이 됩니다. 다만 소프트웨어 이슈를 조용히 처리하는 방식은 제조사 신뢰와 직결된 문제라, 앞으로 르노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장기적 평가를 바꿀 것입니다. 구입을 고민한다면 최신 OTA 업데이트 이력과 현재 소프트웨어 버전을 딜러에게 먼저 확인하고, 시승 때 ADAS 조향 보조 전환 느낌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