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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친구들을 만나면 요즘은 신차 얘기보다 자율주행 얘기가 먼저 나옵니다. "이 차 HDA 몇 단계야", "FSD 써봤어?" 이게 인사말이 됐습니다. 저도 신형 투싼을 타면서 HDA2를 매일 쓰는 입장이라 남 얘기처럼 흘려듣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포티투닷(42dot)이 판교에서 광화문까지 도심 자율주행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대보다 잘 대응한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데이터 격차, 현실적으로 얼마나 벌어졌나
자율주행 기술을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건 결국 누적 주행 데이터입니다. 테슬라가 유리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전 세계에 수백만 대를 팔면서 동일한 비전 카메라 구성으로 10년 가까이 데이터를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비전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이란, 라이더(LiDAR·레이저 거리 측정 센서) 없이 카메라만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테슬라는 이 방식으로 일관된 데이터를 대량 확보해 왔습니다.
반면 국내 완성차는 트림마다 카메라와 센서 구성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되면 같은 브랜드 차량이라도 수집되는 데이터 포맷이 달라지고, 통합 학습이 어려워집니다. 제가 타는 투싼도 HDA2(고속도로주행보조 2세대)가 달려 있지만, 직선이나 완만한 구간에서는 믿음직스럽다가도 곡률이 깊어지는 코너에서는 핸들을 살짝 놓아버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손을 완전히 떼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HDA2란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하면서 차선 안에서 조향까지 보조해주는 시스템으로, 레벨 2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능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 관련 사고 중 상당수가 곡선 구간에서 발생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제가 경험한 그 불안한 감각이 통계로도 확인되는 셈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포티투닷이 판교~광화문 구간 테스트에서 정지선 준수, 돌발 상황 대응 등을 공개했을 때, 회의적인 시선과 긍정적인 시선이 동시에 나온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테슬라: 동일 카메라 구성 수백만 대, 10년 가까운 누적 학습 데이터
- 국내 완성차: 트림별 센서 구성 상이 → 통합 데이터 확보에 구조적 한계
- 포티투닷: 아트리아 AI 기반으로 도심 주행 테스트 공개, 기대 이상 대응 평가
포티투닷이 0.5티어인 이유
포티투닷의 조직 구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좀 낯설었습니다. 현대차 그룹 안에 있는 자회사인데, 현대차 직원이 아닌 별도 조직으로 운영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0.5티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티어(Tier) 구조란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 사이의 납품 단계를 의미합니다. 1티어가 완성차에 직접 납품하는 핵심 부품사라면, 2티어는 1티어에 납품하는 하위 부품사입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도 제조사 조직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은, 그야말로 반쯤은 내부, 반쯤은 외부인 위치입니다.
이 구조가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의 조직 문화는 부품 소싱, 원가 협의, 생산 일정 관리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수십 년간 그렇게 굴러왔습니다. 반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인력에게는 전혀 다른 환경이 필요합니다. 빠른 실험, 실패 허용, 크리에이티브한 접근 같은 것들이요. 그 두 가지를 한 조직 안에서 동시에 구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별도 법인 형태로 분리한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는 외부에서 보면 "저 사람들은 돈만 쓰고 뭘 만드냐"는 불만이 나오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실제로 현대차 내부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있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기껏 차 팔아서 번 돈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가 제조 라인 직원들 눈에 편하게 보일 리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 불만이 상당 부분 사그라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번 테스트 공개가 그 분위기 전환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트리아 AI(Atriia AI)는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단순 차선 유지를 넘어 주행 판단 과정에서 이유를 쌓는 리즈닝(Reasoning)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규제가 기술보다 느릴 때 생기는 일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완전 자율주행)를 쓰는 지인이 몇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FSD 라이트는 얌전한 모범택시 기사 같고, 완전판 FSD는 사람이랑 거의 구분이 안 된다." 제가 직접 FSD 라이트가 달린 차를 동승해봤을 때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운전은 분명히 잘하는데, 좀 지나치게 신중합니다. 과감하게 치고 나가질 않아요.
이 차이가 기술력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국내 법규상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만 차선 변경이 이뤄집니다. 미국에서는 차가 알아서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는 동작이 허용되지만, 국내에서는 그 동작이 제도적으로 막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기술이 탑재된 차라도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성능은 해외보다 낮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입니다.
HDA4(고속도로주행보조 4세대)가 올해 출시될 예정이고, 미국 수출 버전과 국내 버전의 기능 차이가 상당하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국내 버전은 법규 제약 탓에 기능 일부가 비활성화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자율주행 관련 제도를 어떤 속도로 정비하느냐가 소비자 체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입니다. 자율주행 관련 법령 정비 현황은 출처: 국토교통부 자율주행 정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8년에 포티투닷의 아트리아 AI가 양산차에 탑재될 예정이고, 그 전에는 G90 상위 트림에서 레벨2+(고속도로에서 손을 놓고 주행 가능한 단계)를 먼저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장거리 차박을 자주 다니는 편이라, 판교~강남처럼 상습 정체 구간에서 한 시간씩 핸들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시간을 돌려받을 수 있다면 삶의 질이 꽤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앞차가 멈추면 먼저 속도를 줄이고, 코너에서 핸들을 놓지 않는 수준만 돼도 제가 체감하는 효과는 충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포티투닷(42dot) 자율주행은 테슬라 FSD랑 비교하면 어느 수준인가요?
A. 현시점에서는 테슬라 FSD가 완성도 면에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포티투닷의 판교~광화문 도심 테스트 공개 결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8년 양산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어, 1:1 비교보다는 각자의 성숙 단계를 고려해서 보는 게 적절합니다.
Q. 국내에서 테슬라 FSD가 미국보다 기능이 제한적인 이유가 뭔가요?
A. 국내 도로교통법상 방향지시등을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 차선 변경이 허용됩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차가 알아서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는 동작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동일 기술이라도 해당 기능이 비활성화됩니다. 기술력의 차이가 아닌 규제 차이입니다.
Q. HDA2랑 HDA4는 뭐가 다른가요?
A. HDA2(고속도로주행보조 2세대)는 앞차 간격 유지와 차선 내 조향 보조가 주요 기능으로, 코너 대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HDA4는 차선 변경 자동화 등 기능이 추가된 상위 버전으로 올해 출시 예정이지만, 국내 법규 제약으로 인해 미국 수출 버전보다 일부 기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아트리아 AI(Atriia AI)가 기존 자율주행 방식과 다른 점은 뭔가요?
A.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구조였습니다. 아트리아 AI는 주행 판단 과정에서 이유를 단계적으로 쌓아가는 리즈닝(Reasoning)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왜 그 차선으로 바꿨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자율주행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결론
지금 시점에서 국내 완성차 자율주행을 테슬라 FSD와 같은 잣대로 단정 짓는 건 양쪽 다 의미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절대 못 따라간다"도, "거의 다 왔다"도 둘 다 반쯤은 틀렸습니다. 데이터 누적의 격차는 인정해야 하고, 포티투닷이 보여준 결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일단 올해 G90에 탑재될 레벨2+ 기능과, 포티투닷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공개할 페이스카 시승 행사를 기다릴 생각입니다. 성급하게 결론 내리기보다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는 게 맞습니다. 규제 쪽도 국토교통부가 얼마나 빠르게 허용 범위를 넓혀주느냐가 중요한 변수입니다. 기술이 준비됐는데 제도가 묶어두는 구간이 길어질수록, 체감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