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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국내에 출시도 안 된 차를 이렇게 열심히 찾아볼 줄 몰랐습니다. 주변에서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왜 한국에 안 들어오냐"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제가 타고 있는 투싼 NX4랑 뭐가 그렇게 다른지 궁금해졌거든요. 샌프란시스코 시승 영상, 판매 기사 두 편, 차갤 반응까지 싹 훑어봤습니다. 팩트를 중심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승차감 — 탄탄함과 안락함, 둘 중 하나를 고른다는 것
제가 직접 타 본 차가 아니라서 처음엔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길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는 미국 전용 모델입니다. 현대차의 모하비 주행 시험장, 즉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주행 시험장에서 현지 도로 환경에 맞게 서스펜션 세팅을 별도로 거쳤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서스펜션(suspension)이란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차체 자세를 잡아 주는 현가 장치를 말합니다. 텔루라이드는 이 세팅이 국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시속 11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 직진 안정감이 좋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도 앞뒤 출렁임이 적습니다. 차 무게와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이 수준의 안정감은 꽤 인상적입니다.
다만 트레이드오프(trade-off)는 분명합니다. 여기서 트레이드오프란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충 관계를 뜻합니다.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잔진동을 걸러 주는 능력은 팰리세이드만 못합니다. 멀미에 민감한 분들에게는 오히려 텔루라이드가 더 편하다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 평가가 고속 위주로 달리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국내 시내 주행이 많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대차 연구원이 직접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충격을 잘 걸러 주는 부드러운 세팅을 선호하고 미국 소비자는 상하 움직임이 억제된 탄탄한 세팅을 선호합니다. 국내 팰리세이드와 미국판 팰리세이드가 같은 차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고속 직진 안정감: 팰리세이드 대비 더 탄탄하다는 평가
- 잔진동 흡수: 팰리세이드에 비해 다소 부족한 편
- 시장별 세팅 차이: 한국은 소프트, 미국은 단단하게 별도 튜닝
- 주의: 위 비교는 미국산 텔루라이드 vs 국내산 팰리세이드 기준
파워트레인 — 329마력짜리 하이브리드,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는 2.5L 터보 가솔린 엔진에 P1·P2 두 개의 모터를 더한 2세대 TMED(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evice) 시스템을 탑재합니다. TMED란 변속기 내부에 구동 모터를 내장하는 현대·기아 고유의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329마력, 최대 토크는 46.0kg·m에 달합니다.
P1 모터는 엔진 크랭크샤프트에 직결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터입니다. 크랭크샤프트(crankshaft)란 엔진의 피스톤 왕복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주는 핵심 부품입니다. P1 모터가 크랭크샤프트에 붙어 있으면 엔진이 정지할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서, 재시동 시 진동이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영상에서도 엔진 기동 충격이 1세대 대비 크게 줄었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문제는 P2 구동 모터입니다. 출력이 60마력대로 1세대와 사실상 같습니다. 전륜 변속기 내부에 모터를 집어넣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출력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엔진이 금방 깨어납니다. 준대형 SUV급 차체를 전기 모드만으로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인 셈입니다. 엔진 기동의 부드러움은 나아졌지만, EV 주행 범위가 넓어지지는 않은 것입니다.
전장 5,065mm, 전폭 1,990mm, 휠베이스 2,986mm의 차체를 가진 준대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EPA 복합 연비 약 14.9km/L(출처: 미국 EPA fueleconomy.gov)는 꽤 높은 수준입니다. 앞바퀴굴림 기준 1회 주유로 약 1,025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도심과 고속도로를 섞어 65분, 약 30km를 주행한 결과는 13.1km/L였습니다. 인증 연비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실연비와 국내 출시 — 숫자 뒤에 있는 조건들
제가 차박을 오래 해 온 입장에서 이 차를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실제로 쓸 수 있는 차냐"는 것이었습니다. 2열과 3열을 접었을 때 최대 적재 용량이 약 2,500L라는 수치는 나와 있습니다(출처: 기아 미국 공식 사이트). 하지만 바닥 평탄화가 되는지, 단차는 어느 정도인지는 실물을 확인하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평탄화가 안 될 것 같다"는 말이 나오지만, 그건 사진을 보고 한 추측이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185cm 체형을 기준으로 2열에서 무릎 앞에 주먹 두 개 정도 들어가는 레그룸이 확보됩니다. 3열은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으로 장거리는 무리라는 평가입니다. 3열 양쪽에 컵홀더 두 개씩, USB-C 포트 각 한 개씩이 들어가 있는 점은 꼼꼼한 설계로 보입니다.
정숙성은 준대형 SUV치고 아쉬운 편입니다. 각진 박스형 디자인 특성상 풍절음(wind noise), 즉 고속 주행 중 차체 주변을 흐르는 공기가 만들어 내는 소음이 상당히 유입됩니다. 1열 윈드실드와 도어 유리에는 이중 접합 유리가 기본 적용되지만, 2열부터는 별도 옵션 패키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미국 현지 기본 가격이 약 3만 9,190달러, 단순 환산으로 5,191만 원 수준입니다. 이건 현지 출고가이고 탁송료와 각종 비용이 별도입니다. 가족이 카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국내 미판매 차량의 가장 큰 변수는 부품 수급, 정비 가능한 센터, 보증 문제입니다. 차 자체의 완성도와 별개로 이 현실적인 조건을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한국에 출시 계획 있나요?
A. 현재까지 공식 발표된 국내 출시 일정은 없습니다.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북미 전용 모델로, 국내에서 구입하려면 직수입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직수입 시 탁송료, 관세, 인증 문제, 사후 서비스 여건을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Q.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연비 실제로 얼마나 나오나요?
A. 미국 EPA 인증 복합 연비는 약 14.9km/L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과 고속도로를 혼합해 약 30km를 주행한 결과는 13.1km/L로 측정됐습니다. 단기 시승 결과이므로 "인증이 뻥연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도심 주행 비중이 높으면 인증 수치에 가깝게 나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중 어떤 게 더 낫나요?
A. 단순 비교가 쉽지 않습니다. 텔루라이드는 고속 안정감과 터프한 디자인이 강점이고, 팰리세이드는 잔진동 흡수와 정숙성에서 앞선다는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 바로 살 수 있는 반면, 텔루라이드는 직수입이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구매·유지 편의성을 따지면 팰리세이드가 현실적입니다.
Q.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3열 공간, 성인도 탈 수 있나요?
A. 185cm 기준으로 무릎 앞에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나옵니다. 단거리 이동은 가능하지만 장거리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3열에 USB-C 포트와 컵홀더가 각각 양쪽으로 제공되는 점은 배려 있는 설계입니다. 차박이 목적이라면 2열과 3열을 접었을 때 바닥 평탄화 여부를 실물로 반드시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결론
제가 이 차를 조사하면서 느낀 건 하나입니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는 미국 소비자를 위해 설계된 차라는 사실이 모든 것에 반영돼 있습니다. 서스펜션 세팅부터 디자인 방향, 풍절음 수준까지 북미 취향과 도로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결과물입니다. 국내 소비자 취향과 꼭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차이가 단점이 아니라 그냥 다른 것임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투싼을 타고 있어서 대형 SUV가 당장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만약 필요해진다면 국내에서 살 수 있고 정비도 편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먼저 비교할 것 같습니다. 텔루라이드는 국내 출시 여부를 계속 지켜보는 쪽으로 두겠습니다. 직수입에 관심이 있다면 차량 가격보다 사후 관리 비용과 부품 수급 여건을 먼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