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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한테서 "샤오펑 자율주행이 진짜 테슬라 뺨친다던데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올해 들어 세 번은 받은 것 같습니다. 운전 경력 20년에 지금은 투싼 NX4 타고 있는 제가 그 질문을 받으면서 처음 떠올린 건 "자율주행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된다고 말하는 건지"를 먼저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분석 영상, 시승 기사, 국내 커뮤니티 반응까지 싹 뒤져봤습니다.

자율주행 — "무료"라는 말의 진짜 의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준다는 말 자체가 처음엔 잘 와닿지 않았거든요.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는 국내 기준 94만 원에 별도 구매하거나 월 15만 원 구독료를 내야 합니다. 여기서 FSD란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가 스스로 가속·감속·핸들링을 판단해 주행하는 레벨 2플러스 수준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말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비슷한 기능을 미국에서 3년에 약 3,950달러, 월로 나누면 약 15만 원 수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샤오펑은 NGP(Navigation Guided Pilot)라는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운영합니다. NGP란 쉽게 말해 목적지만 입력하면 경로 전체를 차가 판단해 달리는 시스템으로, 테슬라 FSD와 작동 방식이 거의 같습니다. 카메라 중심의 비전 센서를 쓰고 엔드투엔드(End-to-End) AI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엔드투엔드 AI란 도로 상황을 규칙 기반으로 분해하지 않고, 입력 영상에서 바로 주행 명령을 뽑아내도록 학습시킨 방식입니다. 심지어 칩도 자체 설계한 튜링 AI 칩을 씁니다. 칩 하나당 연산 성능이 750TOPS(Top Operations Per Second)인데, TOPS란 초당 처리할 수 있는 연산 횟수를 뜻하며 숫자가 클수록 더 복잡한 판단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료"라는 말은 조금 나눠서 읽어야 합니다. 기본 트림에는 튜링 칩 하나에 NGP 증류 버전이, 최상위 울트라 트림에는 칩 두 개(합산 1,500TOPS)에 NGP 풀 버전이 제공됩니다. 증류 버전이란 풀 모델의 연산을 경량화해 성능을 일부 줄인 버전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NGP라는 이름이지만 트림에 따라 기능 수준이 다릅니다. 가격 안에 포함된 것이지 구독료가 없다는 의미이므로, FSD 월 구독료와 단순 비교하는 건 조심스럽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 테슬라 FSD: 국내 94만 원 일시불 또는 월 15만 원 구독
- 메르세데스-벤츠 MB 드라이브 어시스트 프로: 미국 3년 약 3,950달러(월 환산 약 15만 원)
- 샤오펑 NGP: 별도 구독 없음. 해당 하드웨어 탑재 트림 구매 시 소프트웨어 포함
- 기본 트림: NGP 증류 버전(튜링 칩 1개, 750TOPS) / 울트라 트림: NGP 풀 버전(튜링 칩 2개, 1,500TOPS)
가성비 — 한국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조건
제가 가장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작동하는 자율주행이 한국에서는 그냥 막힌다는 걸 아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중국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자율주행 규제를 최소화해 운전자가 책임진다는 조건만 붙으면 거의 제한 없이 레벨 2플러스 주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유럽이나 한국에 가져오면 법을 위반하게 됩니다. 샤오미, 리오토 등 다른 중국 자율주행 회사들은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샤오펑은 여기서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DCAS(Dynamic Calibration and Autonomous System) 규정, 즉 유엔(UN)이 제정한 국제 자율주행 안전 기준에 맞춘 별도 소프트웨어 버전을 처음부터 따로 개발했습니다. 허샤펑 회장이 직접 독일 뮌헨에서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영상으로 공개했을 정도입니다. 이 DCAS 규정에서는 고속도로와 고속화도로에서만 핸즈프리(Hands-Free) 주행이 허용되고, 도심에서는 핸즈온(Hands-On), 즉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얹은 채로만 주행 보조를 쓸 수 있습니다. 샤오펑은 정전식 핸들을 적용해 도심 구간에서 손을 가볍게 얹는 방식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한국은 유엔 1958 협정국에 포함되어 있어 DCAS 규정이 국내법으로 수용되는 시점부터 샤오펑 NGP를 적법하게 쓸 수 있게 됩니다(출처: UNECE 차량 규정 공식 페이지). 다만 국내 수용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도는 "2029년 도입"이라는 말도 출처를 확인하기 전에는 사실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국토부가 별도 규정을 신설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국내에 출시가 유력한 모델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L03는 쿠페형 준중형 SUV로 길이 4,650mm에 공기저항계수 0.28Cd를 달성했고, 중국 시작가 약 2,600만 원에 국내 출시가는 3천만 원대 초반이 예상됩니다. 다음으로 X9는 전기 미니밴으로 카니발보다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100mm 이상 긴 대형 차종입니다. 국내 출시가는 7천만 원 후반에서 8천만 원 초반이 예상됩니다.
AS — 가족이 카센터를 하는 입장에서 본 현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저는 가족 중에 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어서, 신규 브랜드 차를 살 때 가장 먼저 묻는 게 "부품 오는 데 며칠 걸려?"입니다. 에어서스펜션, 고성능 센서가 많이 들어간 차일수록 그 걱정은 커집니다.
샤오펑은 2014년에 설립된 만 12년 된 회사입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발표에 따르면 2025년 X9 약 3만 3,400대가 전방 에어 스프링 기밀성 문제로 리콜 대상이 됐습니다(출처: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X9의 누적 판매량이 약 6만 대임을 감안하면 절반을 넘는 수치입니다. 더 걱정스러운 건 타임라인입니다. 작년 여름 차주들이 집단으로 같은 증상을 제기했을 때, 샤오펑은 OTA(Over-The-Air) 업데이트로 섀시 제어 로직을 수정해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OTA란 인터넷을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올해 여름 같은 증상이 다시 터졌고, 결국 하드웨어 결함으로 리콜로 이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로 물리적 밀봉 불량을 1년간 덮으려 했던 셈입니다.
작년에는 P7 플러스 약 5만 대가 모터 센서 배선 접촉 불량 문제로 별도 리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샤오펑은 지금 세단, SUV, 미니밴에 걸쳐 준중형부터 준대형까지 라인업을 넓게 벌려 놓았습니다. 라인업이 넓을수록 설계 검증, 공급망 관리, 양산 품질 관리에 필요한 리소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신생 브랜드일수록 공급망 안정화가 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무 상황도 솔직히 봐야 합니다. 작년 연간 순손실이 약 2,400억 원이었고, 올해 1분기에는 판매량이 33% 줄고 순손실이 작년 동기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현금성 자산이 약 8조 6천억 원이라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 AS 인프라와 차세대 기술 재투자 모두 타격을 받습니다. 차를 사고 나서 회사가 흔들리면 중고 매각도, 부품 수급도 모두 어려워진다는 게 가장 현실적인 걱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샤오펑 NGP 자율주행이 한국에서 지금 바로 쓸 수 있나요?
A. 지금 당장은 쓸 수 없습니다. DCAS 규정이 국내법으로 수용된 뒤에야 적법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고속도로 핸즈프리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시점은 아직 국토부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도는 "2029년"이라는 말도 공식 발표가 아니라 추측입니다.
Q. 샤오펑 L03 국내 출시 가격이 얼마예요?
A. 중국 시작가가 약 2,600만 원 수준이고, 여기에 관세 8%와 딜러 마진 등을 더하면 국내에서는 3천만 원대 초반이 예상됩니다. 다만 이건 추정치이고, 어떤 트림을 수입하느냐에 따라 가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서 공식 발표 전까지는 참고 수준으로만 봐야 합니다.
Q. BYD, 지커랑 샤오펑은 뭐가 다른 건가요?
A. BYD는 2,450만 원 돌핀처럼 엔트리 가격이 무기고, 지커는 에어서스·자동문 같은 프리미엄 옵션을 가성비 가격에 넣은 브랜드입니다. 샤오펑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체가 무기입니다. 셋 다 결국 가성비로 한국 시장을 노리지만, 그 가성비의 내용물이 다릅니다.
Q. 샤오펑 X9 에어서스 리콜 문제가 해결됐나요?
A. 현재 리콜이 진행 중이지만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이릅니다. 작년에 OTA로 덮으려다 올해 여름 같은 증상이 재발한 이력이 있어서, 리콜 이후 실제로 개선이 이뤄지는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에어서스펜션 내구성은 특히 고온 환경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결론
샤오펑을 조사하면서 제가 직접 느낀 건, 기술 완성도와 AS 불확실성이 같은 무게로 공존하는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DCAS 규정에 맞춘 별도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준비한 전략은 솔직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에어서스 리콜, 연속 적자, 넓은 라인업에서 오는 공급망 불안감은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지금 투싼 고속도로 주행 보조에 충분히 만족하며 타고 있어서 당장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만약 관심이 생긴다면 제가 먼저 확인할 세 가지는 국내 DCAS 규정 도입 일정, 서비스센터 위치와 부품 보증 조건, 그리고 기본 트림에서 NGP 증류 버전이 실제로 어떤 상황까지 작동하는지입니다. 시승으로 주행 보조의 자연스러움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빠뜨릴 수 없고요.